이미지 확대보기경기도 판교 소재 현대백화점에서 2025년 8월 1일 열린 '로블록스' 팝업 행사장에 설치된 조형물과 로고. 사진=연합뉴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초통령(초등학생+대통령)'으로 꼽히는 게임 로블록스와 파트너십을 맺는 국내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유사 장르 신작을 개발해 경쟁을 시도했던 과거와 달리 '공존'을 택했다.
엔씨는 지난달 말 로블록스 한국 지사 로블록스 코리아와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엔씨 공식 PC방 '엔씨 패밀리존'에서 로블록스 게임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며 이후 온·오프라인 등 다방면에 걸쳐 공동 마케팅, 브랜드 콘텐츠 제작 등 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조영재 엔씨 마케팅 센터장은 "로블록스는 글로벌 몰입형 게임, 창작 플랫폼"이라며 "양사 협력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국내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데브시스터즈 또한 자사 실물 카드 게임 '쿠키런: 브레이버스' 기반 PC 게임을 자체 개발이 아닌 로블록스 내 게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로블록스 코리아와 로블록스 전용 콘텐츠 개발 경험이 있는 벌스워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게임을 창작, 게재하여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개발 플랫폼'형 게임이다. 2006년 9월 서비스가 시작돼 올해로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세계적으로 개발 플랫폼 게임 시장을 '포트나이트'와 양분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에선 적수가 없는 압도적 1인자로 꼽힌다.
특히 10대 초반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플랫폼으로, 지난 5일 어린이날 초청행사를 앞두고 청와대에서도 로블록스를 패러디한 영상을 활용했을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러한 로블록스의 특성에 주목, 미래 고객인 10대 이용자들과의 접점 확대를 위해 로블록스의 손을 잡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순위 1위를 지켰다. 방학 기간인 1월과 2월은 MAU 267만 명, 3월 들어선 230만 명의 MAU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2020년대 초반 '메타버스 붐'이 일던 시기, 로블록스와 같은 위치를 노리고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중심의 게임 플랫폼, 메타버스 개발을 시도했다.
네이버의 '제페토(ZEPETO)'가 대표적인 사례다. 본래 AR 아바타 기반 소셜 미디어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UGC 시스템을 적극 추가하며 로블록스의 대항마 자리를 노렸다. 앞서 언급한 데브시스터즈 또한 2023년 8월 UGC 중심의 건설 게임 '브릭시티'를 선보였으며 넷마블의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클로버게임즈의 '잇츠미' 등도 UGC 중심의 메타버스 생태계를 지향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로블록스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과 선점 효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2025년 기준 연 매출 662억 원, 영업손실 493억 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3153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브릭시티와 잇츠미는 조기 서비종료 수순을 밟았으며 메타월드는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이후 실제 출시로 이어지지 않고 개발 조직이 해체됐다.
결국 국내 게임사들과 로블록스의 파트너십은 자체 플랫폼 구축이란 허상 대신 실리를 택한 전략 설회로 풀이된다. 시장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과 무리하게 경쟁하는 대신 거대한 이용자 네트워크를 갖춘 플랫폼에 자사 IP를 입점, 10대 고객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실용주의 노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