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일본 본사에 회장직을 신설하고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 스튜디오 대표를 선임, 기존 이정헌 대표와 더불어 투 톱 체제를 구축했다. 경영진 개편 직후 일본에서 연 자본시장브리핑(CMB)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넥슨의 향후 경영 방향성을 전망한다. [편집자 주]
① "게임계 레알 마드리드"…쇠더룬드 신임 회장의 비전 ② 다 같은 게이머 아니다, '세그먼트 별 맞춤 게임' 전략
③ 32년 역사와 AI의 만남, 개발 혁신 프로젝트 '모노레이크'
[넥슨 전략 재편] ② 다 같은 게이머 아니다, '세그먼트 별 맞춤 게임'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넥슨이 일본 도쿄 시부야 스트림 홀에서 3월 31일 개최한 자본 시장 브리핑에서 이정헌 넥슨 대표가 넥슨의 지난해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넥슨
넥슨 경영진이 회사의 핵심 차별점으로 '장기간 유지된 충성도 높은 게임 팬층'을 강조했다. 넥슨 일본 본사(NEXON Co., Ltd.)의 이정헌 대표는 이러한 팬층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할 방식으로 고객 세그먼트화(집단 별 쪼개기)를 제시했다.
이정헌 대표는 도쿄 시부야 스트림 홀에서 지난달 31일 열린 넥슨 자본 시장 브리핑에서 "2025년 넥슨이 잘한 점은 핵심 프랜차이즈 '메이플스토리'의 힘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라며 "2026년의 목표는 메이플스토리의 성장을 통해 확보한 청사진을 당사의 또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 '던전 앤 파이터(던파)'에 적용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시리즈 전체의 매출은 지난해 기준 2024년 대비 43% 성장세를 기록,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정헌 대표는 "한국 지역 PC 버전이 견실한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권역 확장, '메이플 키우기'를 통한 새로운 플레이 경험 제공이 더해지며 나타난 성과"라고 분석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4월 출시된 2D MMORPG로 올해 23주년을 앞두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이러한 메이플스토리 특유의 2D 애셋 전반을 활용해 '로블록스'처럼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를 업로드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샌드박스 플랫폼으로 누적 이용자 수 700만 명을 기록했다. 메이플 키우기는 2025년 11월 출시 후 최근까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대표는 "메이플스토리의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게임을 떠나 추억만을 간직한 사람, 게임의 이름을 들어봤지만 단 한 번도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며 "이에 따라 우리의 고객을 '코어 유저', '휴면 유저', '신규 유저'로 구분하고 맞춤형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는 코어 유저 충성도 강화를 위해 인게임 업데이트는 물론 오프라인 행사와 유튜브 소통 방송을 병행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경우 휴면 유저, 즉 올드 게이머들의 취향을 자극하기 위해 메이플스토리는 물론 '바람의나라'나 '큐플레이' 등 넥슨 고전 게임의 애셋들을 더해 관련 게임을 선보였다. 메이플 키우기는 반대로 최근 모바일 시장의 트렌드인 '방치형 RPG'의 문법을 적극 받아들였다.
이 대표는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이용자 중 91%가 과거 PC 메이플스토리 이용자였으며 특히 61%가 15년 이상 전에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했던 이용자였다"며 "메이플 키우기는 신규 이용자 비중이 절반 이상이며 이용자 연령 또한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넥슨 전략 재편] ② 다 같은 게이머 아니다, '세그먼트 별 맞춤 게임'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던전 앤 파이터' IP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발표하는 이정헌 대표. 사진=넥슨
던파 IP 또한 이러한 세그먼트 전략을 적용해 기존작 운영 정책 변경, 신작 출시를 병행한다. 던파 IP의 핵심 시장인 중국 현지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던파 모바일' 중국 버전 유통 체계를 넥슨과 텐센트 공동 퍼블리싱에서 텐센트 단독 퍼블리싱 체제로 전면 이관할 계획이다.
휴면 유저층과 신규 유저층은 각각 '던파 클래식'과 '던파 키우기'가 맡는다. 던파 클래식은 초창기인 2005년 버전이 아닌 2009년 버전을 기반으로 한 리부트 버전이다. 2008년 시작된 시즌2 '천계의 문' 업데이트가 안정기에 접어들어 7번째 직업 '도적'이 등장하고 던전 헬모드가 '지옥파티'로 개편된 시점으로 출시 목표 시점은 내년이다.
던파 키우기는 메이플 키우기와 마찬가지로 보다 캐주얼하고 접근성 높은 경험을 선보일 예정이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기존에 공개한 차기작 '던파: 아라드'와 '프로젝트 오버킬(가칭)'은 PC·콘솔 시장을 공략하는 멀티 플랫폼 게임으로서 신규 시장 개척의 임무를 맡는다.
메이플·던파 외 타 IP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 대표는 "최근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 스팀 알파 테스트가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동시 접속 3만7000명을 기록했으며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등 잠재력 있는 신작들이 적지 않다"며 "일본 시장의 경우 '마비노기 모바일' 런칭을 준비 중이며 현지 팬층이 두터운 '블루 아카이브' 개발진의 신작 '프로젝트 RX(가칭)'도 한창 개발 중"이라고 답변했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