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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카·콘솔 '100만원' 시대…'서민 문화' 게임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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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카·콘솔 '100만원' 시대…'서민 문화' 게임은 어디로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5-12-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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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원용 기자


"엔비디아는 게임 GPU 회사에서 이제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발전했다." 지난달 말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 콜 중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한 말이다.

게임 커뮤니티에선 이 말에 절규가 터져 나왔다. 높은 사양의 최신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제공 기업이 되겠다는 황 대표의 선언은 뒤집어 말하자면 "게이머를 위한 '가성비' 좋은 그래픽 카드는 이제 없다"는 선언으로 들렸다.

실제로 현재 지포스 RTX 라인업 중 '가성비' GPU로 평가받는 지포스 RTX 5070 Ti 제품군의 최소 출고가가 749달러, 한화 기준 139만9000원에 출시됐다. 2020년 말에 출시된 RTX 3070이 499달러에 출고돼 국내에서 70만 원대에 거래된 것에 비해 5년 새 2배 올랐다. 가성비 좋은 PC가 100만 원대였던 시대는 저문 지 오래다.

가파른 가격 인상은 PC 게임 이용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니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5 프로' 역시 749달러, 한화 기준 111만8000원에 출시됐다.

패키지 가격도 천정부지다. 올 6월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 월드'가 처음으로 80달러(국내 판매가 9만8000원)의 시대를 열었다. 2023년 5월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70달러 선을 밟은 후 불과 2년 만의 인상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내년 11월 출시를 앞둔 미국 락스타 게임즈의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6'는 아예 100달러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흔히 "게임은 가성비 취미, 서민 문화"라는 농담이 통용됐다. 음향기기, 스포츠용품,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훨씬 저렴한 취미라는 뜻이다. 하지만 가파른 인플레이션 속에 언제까지 서민 문화로 남을 수 있을까. '상대적 저렴함'에 기대어 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나오는 시대가 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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