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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있는 오타쿠'가 만든다, 카카오게임즈 '프로젝트C' 미리보기

개발 자회사 라이온하트, 공개 채용 개시
"모에론 있으신가요?"…'덕력'이 곧 스펙
서브컬처 게임 시장 트렌드 적극 파악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5-11-26 17:26

게임 '프로젝트C(가칭)' 공식 이미지. 사진=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이미지 확대보기
게임 '프로젝트C(가칭)' 공식 이미지. 사진=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프로젝트C'란 가칭으로 개발 중인 차기작 서브컬처 RPG의 인력 공개 채용에 나섰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 소비자들에게 각광받는 '장르 이해도가 높은 개발자'를 집중 채용해 팬덤을 적극적으로 다진다는 계획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최근 전사 차원에서 인력 공개 채용을 개시했다. 프로젝트C 부문에선 '시나리오 기획자'와 '밸런스 기획자' 등 기획 직군과 더불어 아트 직군 '배경 팀장' 등을 모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직군 별 우대사항으로 '장르 특성에 대한 이해도'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기획자 모집 우대 사항을 살펴보면 '서브컬처 장르 애정이 깊고 관심이 많은 분', '남성향 서브컬처 게임과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 '모에론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 '우마무스메와 같은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에 깊은 조예', '봇치 더 록! 주연 4인방의 전체 이름을 아는 분' 등이 명시됐다.

우마무스메는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맡고 있는 일본 서브컬처 RPG로 장르 내 타 작품들에 비해 '캐릭터 육성'에 방점을 찍은 게임이다. 특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강조한 가운데 시즌에 따라 새롭게 캐릭터 육성을 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서포트 카드' 상품을 추가하는 등의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BM)을 구성한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 애정을 BM으로 연결시키는 구조는 서브컬처 RPG만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기존에 유행해온 온라인 게임의 경우 이용자 간 경쟁(PvP)을 기본에 두고 BM을 구성하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서브컬처 RPG는 경쟁이 부차적인 요소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캐릭터의 매력과 몰입감을 부각할 수 있는 스토리와 연출, 아트 디자인의 중요성이 훨씬 강조된다.

애니메이션 '봇치 더 록!'의 한 장면. 이들 네 명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입사 지원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사진=애니플렉스이미지 확대보기
애니메이션 '봇치 더 록!'의 한 장면. 이들 네 명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야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입사 지원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사진=애니플렉스

'남성향 서브컬처'와 '모에론', '스토리텔링 철학'이란 키워드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과거에는 남녀노소 대중이 누구나 즐기는 애니메이션, 게임이 존재했으나 최근 서브컬처 RPG 소비자들은 '깊이감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다.

모에란 일본어로 '싹트다' 혹은 '볼탄다'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보는 것만으로 열정적인 사랑이 느껴지고 애정이 싹틀 정도로 정도의 미소년·미소녀 캐릭터를 일컫는다. 깊이감 없는 스토리나 '모에하지 않은' 캐릭터를 비판할 때 "차라리 남성향, 여성향으로 나눠 확실히 타겟팅이라도 해라"는 혹평이 나오는 것이 게임 커뮤니티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봇치 더 록!'을 거론한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외부인과 접촉을 극히 꺼리는 외톨이 소녀 '고토 히토리'가 기타를 잡은 순간 만은 대중을 매료시키는 아티스트가 된다는 내용을 담은 만화·애니메이션으로 2020년도 들어 '오타쿠'로 불리는 서브컬처 마니아들에게 큰 공감을 일으킨 작품이다.

특히 원작 만화가 하마지 아키는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국산 서브컬처 RPG 히트작 '블루 아카이브'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올 7월에는 넥슨이 하마지 아키 작가와 공식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4에서 열린 프로젝트C 부스에 모인 방문객들. 사진=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이미지 확대보기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4에서 열린 프로젝트C 부스에 모인 방문객들. 사진=라이온하트 스튜디오

라이온하트와 카카오게임즈가 서브컬처 RPG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는 기저에는 시장 성과를 위한 절박함이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언급했듯 '우마무스메'와 같은 외산 서브컬처 RPG의 국내 수입으로 성과를 쌓았으나 국내 개발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선보인 '에픽세븐'이나 '가디언테일즈' 등은 외산 게임 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올 9월에 서비스를 개시한 '가디스오더'는 개발사의 경영난을 이유로 출시 6주 만에 업데이트가 종료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프로젝트C에 대한 시장의 사전 기대감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12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에서 선보인 전시 부스가 게이머들에게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흰색을 전면에 내세운 밝은 디자인 기조, '다국적 아카데미'를 전면에 내세운 세계관 모두 시장 트렌드에 적합하면서도 서브컬처 게임으로는 자주 다뤄지지 않아 신선하다는 반응을 끌어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프로젝트C는 자회사에서 제작을 맡아 내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차기작"이라며 "다양한 서브컬처 장르 게임을 국내외에 서비스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 운영,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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