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인칭 슈팅(FPS)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핵을 쓰는 화면 예시 이미지. 사진=카운터 스트라이크 팬 사이트 'Tobys CS'
대법원에서 게임 불법 프로그램, 이른바 '핵'을 판매한 이들의 판매 수익을 '범죄수익'으로 규정, 추징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례를 내놓았다.
법원이 최근 공개한 올 4월 24일 대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온라인 게임의 특정 기능 제한을 무력화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판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에 대해 1심 법원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에 더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을 근거로 판매를 통해 거둔 수익 중 일부인 약 1억4441만 원을 '업무방해'에 따른 범죄 수익 추징 대상으로 보고 추징할 것을 명령했다.
2심에선 징역·집행유예 형은 유지한 가운데 "핵 판매 대금이 범죄 수익으로 보기 어렵다"며 추징 명령을 취소했으나, 대법원에서 다시 이를 뒤집어 범죄 수익을 추징해야한다는 취지에서 일부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범죄수익법)이 2022년 1월 개정, 추징 대상 범죄에서 업무방해가 제외됨에 따라 현행법에선 이러한 판례가 적용되기 어려워졌다.
국회에선 2024년 8월, 전용기 의원 등 20인이 이러한 '핵'을 제작, 배포하는 이들에게도 범죄수익법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2025년 3월에는 강유정 의원 등 13인이 처벌 수위 강화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 차원에서 처벌 대상을 '영리 목적의 업으로 하는 경우'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추가로 발의했다. 그러나 두 법안 모두 소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계류 중이다.
게임 핵 제작과 판매는 게이머 생태계 교란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정상 이용자들 이탈로 이어져 게임사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대법원에서 모처럼 '핵 판매 수익' 추징의 정당성을 인정한 만큼 발빠른 법 개정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