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국 게임들의 국내 공략이 계속될 전망이다. 왼쪽부터 게임 사이언스 '검은 신화: 오공', 텐센트 '델타 포스', 쿠로 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 사진=각 사
중국 게임사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내수 시장이 아닌 해외 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시장은 더더욱 거센 공세에 직면할 전망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 시청각·디지털 출판 협회(CADPA)와 주요 게임사 실적 자료들을 인용해 "중국 게임 기업, 국내 시장 침체로 해외 성장에 베팅"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CADPA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24년 기준 3258억 위안, 달러 기준 448억 달러(약 63조 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해외 수출액은 186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한 반면 내수 시장은 3.7%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게임 수출 대상국 톱3는 미국(31.1%)과 일본(17.3%), 한국(8.9%) 순이었다. 중국 게임의 연간 대 한국 수출액은 약 16억5500만 달러, 한화 기준 2조3200억 원 수준이다.
중국 게임계를 대표하는 텐센트의 2024년 실적을 살펴보면 게임·콘텐츠·소셜 미디어를 포괄하는 '비디오 어카운트 서비스(VAS)' 부문 매출이 3192억 위안(약 62조 원)으로 2023년 대비 7% 증가했다. 특히 해외 게임 매출은 580억 위안(약 11조 원)으로 9% 상승세를 보였다.
텐센트의 서구권 자회사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발로란트', 슈퍼셀의 '브롤스타즈'와 '클래시 로얄' 등은 서구권은 물론 국내에서도 '국민 게임'에 버금갈 정도로 많은 이들이 플레이한다. 여기에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 '패스 오브 엑자일 2', 중국 자체 개발 조직 티미 스튜디오의 '델타 포스' 등 2024년 신작들도 각각 액션RPG·슈팅 게임 장르 마니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내수로는 한계 명확…中 게임 韓 공세 더 세진다
이미지 확대보기텐센트 산하 게임사 핵심 타이틀들의 이미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티미 스튜디오 '포켓몬 유나이트', 라이엇 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 '패스 오브 엑자일', 슈퍼셀 '브롤스타즈'. 사진=각 사
국내 앱 마켓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브롤스타즈 외에도 호요버스의 '원신'과 '붕괴: 스타레일', 쿠로 게임즈 '명조: 워더링 웨이브', 세기화통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펀플라이 '라스트 워: 서바이벌', 레뉴 테크놀로지 '인페르노 나인' 등 여러 게임들이 최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4월 월 매출 기준 톱20 게임 중 8개 게임이 중국 게임이었다. 국산은 10종이며 중국 외 외산은 미국의 '로블록스', 튀르키예 '로얄 매치' 2종에 불과했다.
이렇듯 중국 게임들이 다각도로 한국을 공략하는 것과 달리, 국산 게임의 중국 공략은 정부 기관의 '출판심사번호(판호)'를 취득한 후에야 이뤄질 수 있다. 상당수 국산 게임들은 텐센트 등 중국 대형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고 판호를 취득하며 게임 판매에 따르는 이득 또한 국내 개발사가 아닌 현지 퍼블리셔가 다수를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 특유의 폐쇄성을 현지 파트너가 악용,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등 부당 계약 행위를 벌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위메이드는 '미르의전설2' IP와 관련해 중국의 상하이 킹넷과 최근 약 10년 동안 법정 공방을 벌였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와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부터 총 5300억 원의 로얄티 지불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중국 당국의 미온적 조치로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양당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지난 8일 개최한 '게임 산업 성장·수출 지원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윤상현 의원은 "중국 공략에 있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판호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또한 지난 3월 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세계적으로 압도적 선도 그룹에 있던 게임산업이 이제 중국에 밀려버리는 상황"이라며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여 하나의 산업으로서 세계 무대로 발전하도록 하고 인식 또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