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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산형 게임 '조선 이변' 허위 광고에 게임위 "행정조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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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산형 게임 '조선 이변' 허위 광고에 게임위 "행정조치할 것"

'조선 이변', 첫 공개 시 제목은 '킹덤'
조선 좀비 게임이라더니 '한푸' 입은 中 게임
실제 게임과 상이한 허위·과장 광고
AI로 생성한 광고는 기괴한 이미지 '충격'

이상훈 기자

기사입력 : 2024-08-29 16:52

중국의 양산형 게임으로 보이는 '조선 이변'이 역사 왜곡에 이어 12세 이용가라 보기 어려운 흉측한 광고를 게재해 문제시 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홈페이지
중국의 양산형 게임으로 보이는 '조선 이변'이 역사 왜곡에 이어 12세 이용가라 보기 어려운 흉측한 광고를 게재해 문제시 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홈페이지
최근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광고가 노출되고 있는 게임 '조선 이변'이 역사 왜곡과 과장 광고, 그리고 심의를 벗어난 기괴하고 흉측한 광고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조선 이변'은 중국의 게임사 '아폴로 테크놀로지(Apollo Technology)가 제작한 중국 게임이다. 좀비로 변한 궁중 여인의 소름 끼치는 모습이 메인 이미지로 사용돼 각종 온라인 앱 마켓 등의 광고를 통해 노출되고 있다.

'조선 이변'은 '최초의 K-좀비 사냥 MMORPG'라는 타이틀을 강조하고 있다. 아폴로 테크놀로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조선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배경과 의복, 섬뜩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좀비 등 사실적인 그래픽을 바탕으로 '조선제일검'인 무사, 뛰어난 도술을 가진 도사, 목숨을 잃은 가족을 위해 칼을 휘두르는 암살자, 좀비를 지배할 수 있는 귀혼 등 특색 있는 직업을 선택해 몰입감 높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고 소개됐다.

하지만 정작 게임명의 '조선'과 본 게임은 전혀 무관하다. 언뜻 한복을 입은 무사와 궁중 여인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한복과 디자인이 달라 한복(韓服)이 아닌 중국식 한민족 복식 한푸(漢服)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궁궐과 여성의 복장. 중국의 의상이지만 게임은 '조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선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궁궐과 여성의 복장. 중국의 의상이지만 게임은 '조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선 이변'의 직업 중 하나인 '무사'. 한복이 아닌 '한푸'를 입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선 이변'의 직업 중 하나인 '무사'. 한복이 아닌 '한푸'를 입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선 이변'의 또 다른 직업인 '귀혼'은 강령술을 사용하는 도사로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중국' 캐릭터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조선 이변'의 또 다른 직업인 '귀혼'은 강령술을 사용하는 도사로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중국' 캐릭터다. 사진='조선 이변' 공식 트레일러 캡처


또 공식 예고편 영상의 배경은 조선이 아니며, 공개된 캐릭터 직업인 '무사'와 '귀혼'의 모습만 봐도 중국의 복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귀혼은 강시를 다루는 '영환도사' 콘셉트로 보인다.

앱스토어에 처음 등록됐을 때는 'KINGDOM(킹덤)'이었던 제목이 이후 '조선 이변'으로 변경됐다. 넷플릭스 좀비 사극 '킹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사진=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에 처음 등록됐을 때는 'KINGDOM(킹덤)'이었던 제목이 이후 '조선 이변'으로 변경됐다. 넷플릭스 좀비 사극 '킹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다. 사진=구글 플레이


'조선'과 '좀비'의 키워드를 같이 놓고 보면 넷플릭스에서 제작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원조 'K-조선 좀비' 드라마 '킹덤'이 떠오른다. '조선 이변'은 이를 베낀 듯한 형태인데, 실제 처음 공개됐을 당시의 게임 명은 'KINGDOM: RISE OF ZOMBIES'였으나 저작권 문제를 의식한 듯 이후 '조선 이변: RISE OF ZOMBIES'로 명칭을 변경했다.

여기에 엉터리 번역을 사용했는지 이전 홍보 영상에서는 '조선', '고대 조선'이라는 시대 배경과 안 맞는 표현에 이어 심지어는 '고조선'이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일본식 건축물과 일본 요괴(오니)의 모습이 등장하는 '조선 이변'의 광고 화면. 광고 어디에서도 '조선'과 연관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조선 이변' 광고 화면 캡처
일본식 건축물과 일본 요괴(오니)의 모습이 등장하는 '조선 이변'의 광고 화면. 광고 어디에서도 '조선'과 연관된 것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조선 이변' 광고 화면 캡처


아폴로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홈페이지에 상세한 회사 정보가 없고 국내 게임 관련 페이지에도 회사에 대한 소개가 전무하다시피 한 점, 또 저비용 양산형 게임 위주로 만드는 제작사라는 점 등으로 짐작컨대 국내 역사나 배경에 대한 고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I로 생성한 '조선 이변'의 광고 영상. 게임은 12세 이용가지만 잔혹하고 기괴한 일본 풍 괴물의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광고 화면 캡처
AI로 생성한 '조선 이변'의 광고 영상. 게임은 12세 이용가지만 잔혹하고 기괴한 일본 풍 괴물의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사진='조선 이변' 광고 화면 캡처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아직 정식 서비스조차 되지 않은 이 게임의 문제점은 또 있다. 온라인 상에서 수도 없이 등장하는 게임 광고는 실제 게임하고는 전혀 무관한 광고다. 특히 초등학생들도 즐겨 하는 게임에서 게임 재화를 얻기 위해 시청해야 하는 인게임 광고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기괴한 광고가 나와 아이들을 놀라게 만든다.

'조선 이변'에는 실로 다양한 버전의 광고가 만들어져 노출되고 있는데 일부 광고 영상은 생성형 AI로 생성한 것처럼 보인다. 누가 봐도 일본 배경처럼 보이는 일러스트가 노출되는 광고도 보여 '국적 불명', '정체 불명'의 게임이다.

'조선 이변'의 국내 출시일은 29일이다. 하지만 광고가 게임 내용과 상이한 점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조선 이변'은은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에서 다운로드해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2022년부터는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가 게임위로부터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을 받아 자사 마켓에 출시되는 게임 심의를 직접 맡고 있다. 이 게임의 광고와 역사왜곡, 과장, 일부 표절 논란 등에 대해 구글 플레이 관계자에 지난 목요일(22일) 오후에 질문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현재 구글에서는 '조선 이변' 외에도 저작권 위반, 허위·과장, 실제 게임과 다른 화면 등이 게임 광고로 다수 노출되고 있다. 때문에 사업자에게 허가된 자율심의가 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게임의 문제점 제기에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 관계자는 "제보해준 게임물 외에도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 '받은 등급과 다른 등급을 표기' 등이 확인되는 게임물은 면밀히 검토 후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게임위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게임 이용자와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게임정보가 전달돼 게임이 연령등급에 맞게 선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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