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이 공동 개최한 '게임 광고, 어디까지 괜찮을까' 토론회 개회 기념 사진. 왼쪽부터 최승우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이종임 문화연대 박사, 엄주희 건국대학교 교수. 황성기 GSOK 의장, 권혁우 게임위 사무국장, 윤태진 연세대학교 교수.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사진=이원용 기자
AI가 발전함에 따라 광고 시장에도 AI가 다수 침투하고 있다. 게임 시장에서도 무분별한 허위·과장 광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존의 게이머 층인 청소년, 청년은 물론 노인층까지 겨냥한 광고들도 기승을 부려 대응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12일 서울 청계천 인근 CKL기업지원센터에서 2025년 제2회 게임 이용자 소통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게임 광고, 어디까지 괜찮을까: 규제와 자율 사이의 균형 찾기'였다.
환영사를 맡은 권혁우 게임위 사무국장은 "공정한 게임 생태계 조성과 게임 이용자 권익 보호 차원에서 허위·과장 광고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며 "GSOK과 협의하여 이에 대응하기에 앞서 최근 게임 시장에 있어 우리가 주의해야할 부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알아보고자 이번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두 연사의 세미나와 업계 관계자들의 좌장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엄주희 건국대학교 K-글로컬 혁신대학 교수가 'AI 기술 게임 광고의 동향과 법적 문제', 이종임 문화연대 박사가 '게임광고 자율규제의 주요 이슈와 윤리적 과제'를 주제로 강연해싿.
엄 교수는 최근 AI 게임 광고의 흐름으로 기술 강화에 따른 영상·음성의 질 향상은 물론 다양한 이용자층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 사례로는 청·장년층에게 인기 있는 게임 스트리머 '침착맨'을 사칭한 딥페이크 광고의 사례는 물론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고전 보드게임 기반 모바일 게임들이 가짜 정신 의학 전문가를 내세워 "이 게임은 수면 장애 치료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노인들도 보기 쉽게 설계됐다"는 표어를 내세운 광고를 제시했다.
AI 만난 게임 '가짜 광고', 청소년 넘어 노년층 공략…다각적 규제 협력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엄주희 건국대학교 교수가 노년층을 타깃으로 한 딥페이크 게임 광고이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자 8036명이 응답한 게임 정보 획득 경로(중복 응답 가능) 중 게임 광고의 비중은 33.9%로 주변인의 추천(46.2%)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50대 게이머에 한해선 39%로 주변인의 추천이 기록한 35.8%보다 높은 1위로 집계됐다.
이종임 박사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예시로 들며 "게이머들이 소셜 미디어나 게임 커뮤니티, 리뷰 영상보다도 광고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된다는 점은 게임 광고의 영향력이 아직도 실질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두 연사 모두 AI 기술에 대한 대응에 더해 기존의 기업·민간기구 중심의 자율 규제에서 정부와 민간, 광고를 접하는 소비자들까지 연계하고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엄주희 교수는 유럽 연합(EU)의 규제를 사례로 들었다. EU 디지털 서비스법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4500만 명 이상인 플랫폼에 대해 유해·불법 콘텐츠 제거·예방 시스템 마련을 의무화하며 이를 어길 시 연간 글로벌 수익의 6%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도록 규율하고 있다.
이에 더해 딥페이크 콘텐츠를 '제한된 위험'으로 별도로 규정, AI 공급자에 대한 조항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인위적으로 생성·조작된 것을 확인했다면 이를 공개할 것'을 규율하고 있다.
이종임 박사는 이에 관해 "광고 자율 규제에 있어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신고,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며 "기관과 민간의 다각적 협력은 물론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 양심적인 소비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두 연사의 세미나 뒤에는 국제디지털게임연구학회(DiGRA, 디그라) 한국지회장인 윤태진 연세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아 게임 광고의 위험성, 자율 규제의 범위, 이용자 실제 피해 사례 등에 대한 토론을 열었다.
토론인으로는 사회자와 두 연사에 더해 GSOK에서 활동 중인 박종현 한양대학교 교수, 법무법인 율촌 게임팀의 최승우 전문위원과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등 게임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에 더해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원수 한국온라인광고협회 부회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