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자체 플랫폼 '퍼플'에서 상품 결제 기능을 업데이트함에 따른 결과로, 엔씨는 이후로도 '탈 앱마켓' 전략을 지속할 전망이다. 사진=엔씨
엔씨소프트를 상징하는 게임 '리니지M'이 출시 8년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왕좌에서 내려왔다. 자체 플랫폼 '퍼플' 강화 정책에 따른 결과로, 엔씨는 이후 외부 앱마켓이 아닌 퍼플 등 자체 플랫폼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지에이웍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리니지M은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1위를 기록했다.
리니지M은 2017년 6월 21일 출시된 이래 꾸준히 구글 매출 1위를 지키던 '모바일 게임의 왕'이었다. 출시 직후 매출 1위에 오른 이래 매출 1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8년 간 지켜온 왕좌를 무너뜨린 것은 다름아닌 엔씨 자신이다. 지난 12일 엔씨는 PC 게임 플랫폼 '퍼플'을 통해 리니지M과 후속작 '리니지2M' 상품을 결제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플레이스토어를 주로 이용하던 게이머들이 퍼플로 상품을 결제하는 비중이 증가, 자연히 앱마켓 매출은 하락했다.
엔씨가 이러한 전략을 취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외부적으로는 국산 경쟁작과 외산 게임들의 대두로 더 이상 앱마켓 1위 경쟁이 녹록지 않다는 점, 내부적으로는 외부 플랫폼 이용에 따른 수수료 부담 강화와 이에 따른 자체 플랫폼 강화 전략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리니지M은 2017년 구글 매출 최상위권에 오른 이래 같은 엔씨의 '리니지2M' 외에는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1년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5개월 간 구글 매출 1위 자리를 뺏으며 리니지의 '왕정'에 균열이 생겼다.
'오딘'은 자동 전투를 지원하는 MMORPG로서 PK와 던전 통제, 길드 단위 경쟁을 지원하는 등 리니지M과 주요 플레이 공식을 공유하는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게임이었다. 오딘 이후로도 넷마블의 'RF 온라인 넥스트'와 '뱀피르',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와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게임들이 연이어 국내 구글 매출 1위에 오르며 리니지M의 벽을 두드렸다.
여기에 최근 들어선 중국산 온라인 전략 게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과 '라스트워: 서바이벌' 등이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엔씨 외 국내 기업들의 MMORPG들과 더불어 매출 1위를 두고 경쟁하기 시작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인앱 결제 수수료 30%' 정책 또한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들에겐 부담되는 정책이다.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 또한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 정책을 취하고 있어 해외 대형 플랫폼 입점은 게임사들에게 '눈엣가시'로 작용한다.
엔씨는 이에 따라 충성 이용자층에게 확고한 위치를 점한 '퍼플'을 선택했다. 퍼플은 2109년 11월, 모바일 게임을 PC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으로 출시돼 리니지M 등 엔씨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플랫폼이다.
이후 엔씨는 퍼플에 자사 PC 게임들 또한 추가해 일종의 게임 런처로 전환한 데 이어 2024년부터는 외부 파트너 개발작도 입점하는 등 PC 게임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리니지M 인앱 결제 추가 외에도 지난 19일 서비스를 개시한 신작 '아이온2' 또한 퍼플이 주류 플랫폼으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아이온2는 플랫폼 다각화 측면에서 양대 앱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 입점했으나 매출의 90% 이상이 퍼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리니지M 외 모바일 게임들 또한 퍼플에 입점해 '탈 앱마켓' 전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박병무 엔씨 대표는 지난 11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리니지W 또한 11월 말 퍼플 결제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올 11월까지는 PC 통한 자체 결제가 가능하도록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